영화 <마리아>: 안젤리나 졸리가 되살린 세기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 (줄거리, 출연진, 개봉 정보, 후기 총정리)
오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 무대 위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무대 밖의 드라마틱한 삶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콘, 마리아 칼라스. 그녀의 끝나지 않은 신화가 스크린에서 다시 태어났습니다. <재키>, <스펜서>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해 온 파블로 라라인 감독과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만남으로 탄생한 영화 <마리아 (Maria)>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일찌감치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마리아 칼라스의 영광과 고독, 예술과 삶 사이의 깊은 고뇌를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2025년 4월 16일, 드디어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영화 <마리아>의 모든 것을 상세하고 정확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주의: 2024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D.J. 카루소 감독, 노아 코헨 주연의 성서 영화 <메리(Mary)>와는 제목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작품입니다. 본 포스팅은 파블로 라라인 감독,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마리아 칼라스 전기 영화 <마리아>를 다룹니다.)
1. 영화 기본 정보: <마리아> 들여다보기
- 제목: 마리아 (Maria)
- 감독: 파블로 라라인 (Pablo Larraín) - <재키>, <스펜서> 연출
- 각본: 스티븐 나이트 (Steven Knight) - <스펜서>, <피키 블라인더스> 각본
- 장르: 전기, 드라마, 음악
- 주연: 안젤리나 졸리
- 상영 시간: 124분 (2시간 4분)
- 국내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제작 국가: 미국, 이탈리아, 독일
- 한국 개봉일: 2025년 4월 16일
- 국내 배급: 판씨네마(주)
- 음악: 존 워허스트 (John Warhurst) - <보헤미안 랩소디>, <레미제라블> 아카데미 음악상 수상자
2. 시놉시스: 디바의 마지막 일주일, 그 깊은 고독 속으로
영화 <마리아>는 마리아 칼라스의 일대기를 연대기적으로 나열하는 대신,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 일주일, 1977년 파리의 아파트에서 보낸 시간에 집중합니다. 화려했던 무대에서 은퇴한 후 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살아가는 마리아 칼라스. 그녀는 지나간 영광의 순간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의 격정적인 사랑, 그리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무대에 대한 기억들을 끊임없이 반추합니다.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맨드랙스)에 의존하며 현실과 환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녀의 시선은 불안정하고 위태롭습니다. 영화는 파블로 라라인 감독 특유의 비선형적 서사 구조와 몽환적인 연출을 통해, 칼라스가 겪었을 깊은 고독과 상실감, 예술가로서의 집념과 인간적인 나약함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과거 회상 장면은 흑백으로, 현재의 시간은 컬러로 교차 편집되어 그녀의 복잡한 내면 풍경을 시각적으로 구현합니다.
"내 인생은 오페라에요." "준비가 끝나면 언제든 다시 노래할 거예요."
3. 캐스팅: 마리아 칼라스와 그녀의 세계를 연기한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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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 (마리아 칼라스 역): 영화의 심장이자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안젤리나 졸리는 전설적인 오페라 디바 마리아 칼라스의 노년을 연기합니다. 역할을 위해 7개월간 집중적인 오페라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으며, 이는 그녀의 연기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비록 영화 속 오페라 아리아의 약 90~95%는 실제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를 사용했지만, 졸리는 칼라스의 섬세한 감정선과 내면의 고통, 예술가로서의 카리스마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43년 커리어 최고의 연기", "일생일대의 연기"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약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고, 그 기대를 뛰어넘는 열연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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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조연:
-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 (페루치오 역): 칼라스의 충직한 버틀러(집사)로, 그녀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일상을 지탱하는 인물.
- 알바 로르바케르 (브루나 역): 칼라스의 헌신적인 하녀이자 가정부로, 감정적인 지지를 제공하는 역할.
- 할루크 빌기네르 (애리스토틀 오나시스 역): 칼라스의 연인이었던 그리스 선박왕. 회상 장면 등을 통해 등장하며 그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 발레리아 골리노 (야킨티 칼라스 역): 마리아의 언니.
- 코디 스밋-맥피 (맨드랙스 역): 칼라스가 의존했던 신경안정제의 이름과 동일한 캐릭터. 그녀의 환각 속 인터뷰어 혹은 약물 의존성을 의인화한 상징적인 인물로 등장하여 칼라스의 내면 독백과 과거 회상을 이끌어냅니다.
영화는 칼라스의 내면에 집중하는 만큼 조연들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유럽의 실력파 배우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극의 깊이를 더하며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를 뒷받침합니다.
4. 감독과 제작진: 파블로 라라인의 여성 3부작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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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파블로 라라인: 칠레 출신의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역사적 인물, 특히 위기의 순간에 놓인 여성들의 내면을 독창적으로 탐구하는 연출가로 명성이 높습니다. 재클린 케네디의 삶을 다룬 <재키>, 다이애나 스펜서의 이야기를 그린 <스펜서>에 이어, <마리아>는 라라인 감독이 구상한 '세기의 여성 3부작'을 완성하는 작품입니다. 그는 사실 나열식 전기 영화의 틀을 벗어나, 인물의 심리 상태와 내면 풍경을 감각적이고 때로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마리아>에서도 비선형적 서사, 주관적 시점, 현실과 환상의 교차 등을 통해 칼라스의 복잡한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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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에드워드 라크먼: <캐롤>, <파 프롬 헤븐> 등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라크먼 촬영 감독은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후보에 오르며 <마리아>의 뛰어난 영상미를 인정받았습니다. 파리의 빛과 그림자, 칼라스 아파트의 폐쇄적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 흑백과 컬러의 대비를 통해 칼라스의 심리를 시각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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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마시모 칸티니 파리니: 칼라스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을 재현하기 위해 그녀의 실제 의상과 액세서리를 세심하게 연구했습니다. 특히 그녀가 거의 실명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반영한 안경 디자인 등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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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가이 헨드릭스 디아스: <스펜서>, <인셉션> 등에 참여한 프로덕션 디자이너는 1970년대 파리의 호화로운 아파트를 칼라스의 미적 감각과 역사적 취향을 반영하여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공간으로 창조했습니다.
5. 제작 비하인드: 디바를 스크린에 되살리기 위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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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나 졸리의 헌신: 앞서 언급했듯, 졸리는 7개월간 오페라 트레이닝을 받으며 칼라스의 자세, 호흡, 발성 등을 익혔습니다.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영화 속 오페라 장면을 립싱크가 아닌 실제 노래로 소화할 것을 요구했고, 졸리는 LA 타임즈 인터뷰에서 "마치 악몽처럼 무서웠다"고 토로할 정도로 큰 부담감을 느꼈지만, 할리우드 최고의 보컬 코치 에릭 베트로와 함께 이탈리아어 발음까지 익히며 도전을 감수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부른 노래를 녹음한 후, 후반 작업을 통해 실제 칼라스의 목소리와 섬세하게 비율을 조정하여 최종 사운드를 완성했습니다. 졸리는 또한 칼라스의 고독을 느끼기 위해 촬영 중 의도적으로 고립된 상태로 연기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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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스 목소리의 활용: 영화 음악의 90~95%는 마리아 칼라스의 실제 녹음 음원을 사용했습니다. 이는 칼라스의 독보적인 목소리가 주는 감동과 진정성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존 워허스트 음악 감독은 이 실제 녹음들을 영화의 맥락에 맞게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졸리의 목소리가 필요한 부분과 절묘하게 믹싱하여 풍성한 사운드트랙을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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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장소: 영화의 주요 배경은 마리아 칼라스가 마지막 시간을 보낸 프랑스 파리입니다. 그녀가 살았던 조르주 망델 거리(Avenue Georges Mandel)의 실제 아파트를 참고하여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튜디오에 정교한 세트를 제작했습니다. 높은 천장, 우아한 창문 등 1970년대 파리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냈으며, 에펠탑, 튈르리 정원 등 파리의 실제 명소들도 화면에 등장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장면 또한 중요한 배경으로 활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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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의도: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마리아>를 단순히 비극적인 희생자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려 했던 한 여성"이자 "자신의 운명을 통제하려 했던 강인한 인물"로 그리고자 했습니다. 명성 뒤에 가려진 인간적인 고뇌와 복잡한 내면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6. 음악과 OST: 영혼을 울리는 세기의 목소리
영화 <마리아>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닌, 주인공의 감정을 대변하고 서사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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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오페라 아리아: 마리아 칼라스의 대표적인 아리아들이 영화 곳곳에 삽입되어 극의 감동을 배가시킵니다.
- 베르디 <오텔로> 중 '아베 마리아 (Ave Maria)' - 영화의 중요한 음악적 모티프
- 푸치니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Vissi d'arte)' - 감정적 클라이맥스
- 벨리니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 (Casta Diva)'
- 푸치니 <잔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o babbino caro)'
-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중 '대장간의 합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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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트랙 특징: 실제 칼라스의 전설적인 목소리가 주는 압도적인 감동과 함께, 안젤리나 졸리가 캐릭터에 몰입하여 표현하는 미묘한 감정선이 음악을 통해 전달됩니다. 오페라 팬들에게는 익숙한 명곡들을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는 즐거움을, 오페라가 낯선 관객들에게는 음악 자체의 아름다움과 극적인 힘을 느끼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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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 앨범: 공식 OST 앨범은 2025년 4월 현재 아직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 배급 영화의 특성상, 영화 개봉 후 디지털 음원 플랫폼(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을 통해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7. 평가 및 반응: 찬사와 기대 속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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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비평가 반응: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공개 이후, 영화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받으며 각종 시상식 여우주연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었습니다.
- 로튼 토마토: 신선도 76% (평균 6.8/10) - "졸리의 감정적인 연기가 비극적 전기를 매력적으로 유지한다."
- 메타크리틱: 62/100 (대체로 호의적)
- 주요 매체 평가: "안젤리나 졸리 일생일대의 연기(Pajiba)", "졸리의 연기에 앙코르를 외치다(Punch Drunk Critics)", "졸리의 목소리를 통해 칼라스가 다시 한번 날아오르다(Flick Feast)" 등 극찬이 이어졌습니다.
- 다만,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비선형적이고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연출 스타일에 대해서는 일부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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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내역:
-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 경쟁 부문 초청
-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 (안젤리나 졸리)
-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촬영상 후보 (에드워드 라크먼)
- 크리틱스 초이스, 고담 어워즈, 새틀라이트 시상식 등 다수 노미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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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응 및 초기 성적:
- 개봉 전부터 안젤리나 졸리의 변신과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높은 기대감을 모았습니다. X(트위터) 등 SNS에서는 "예고편만 봐도 감동적", "졸리의 오페라 연기가 궁금하다", "칼라스의 고독이 느껴진다"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 씨네21 전문가 평점: 김철홍 8점 ("자신을 너무나 사랑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천상의 자서전"), 이용철 6점 ("칼라스의 마지막을 가슴 저미게 기억할 필요가 있겠냐만"), 박평식 5점 ("시답잖게 잔기술 부리는 연출과 편집") 등 평론가별 시각차를 보였습니다.
- 초기 박스오피스: 2025년 4월 16일 개봉 첫 주, 예술 영화 및 비블록버스터 드라마 장르로서 일정 수준의 관객을 동원하며 출발했습니다. (개봉 주 예매율 2.5%, 박스오피스 8위 - KOBIS 기준) 입소문과 평단의 지지가 장기적인 흥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8. 관람 포인트: <마리아>를 더 깊이 즐기기 위해
- 안젤리나 졸리의 압도적인 열연: 세기의 디바로 완벽하게 변신한 그녀의 눈빛, 표정, 몸짓 하나하나를 놓치지 마세요. 칼라스의 영광과 고독, 예술가의 집념과 인간적 나약함을 넘나드는 섬세한 연기는 단연 최고입니다.
- 파블로 라라인의 감각적인 연출: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독특한 연출 스타일을 음미해 보세요. 비선형적 구조와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칼라스의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 영혼을 울리는 오페라 아리아: 마리아 칼라스의 실제 목소리로 듣는 주옥같은 오페라 명곡들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줍니다. 오페라를 잘 모르더라도 음악이 주는 극적인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 시각적 아름다움: 에드워드 라크먼의 몽환적인 촬영, 1970년대 파리를 재현한 우아한 세트와 의상 디자인 등 눈을 사로잡는 미장센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 신화 너머의 인간: 오페라보다 더 드라마틱했던 마리아 칼라스의 삶. 화려한 명성 뒤에 가려진 한 인간의 고독과 상실, 그럼에도 놓지 않았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느껴보세요.
9. 결론: 커튼콜, 끝나지 않은 디바의 노래
영화 <마리아>는 단순한 전기 영화를 넘어, 한 위대한 예술가의 복잡한 내면을 탐구하는 깊이 있는 심리 드라마입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혼신을 다한 연기, 파블로 라라인의 독창적인 영화 언어, 그리고 마리아 칼라스라는 불멸의 아이콘이 남긴 강렬한 잔향이 어우러져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거대한 재능과 깊은 나약함, 대중의 열광과 지독한 고독, 무대의 화려함과 현실의 쓸쓸함. 이 모든 것을 끌어안았던 마리아 칼라스의 마지막 아리아를 스크린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강렬한 연기와 비관습적인 영화 언어, 그리고 신화 이면의 인간적 진실에 관심 있는 관객이라면, <마리아>는 분명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 당신의 마음에는 어떤 울림이 남아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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